2012년 8월 23일

[알아봅시다]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DN)

네트워크 장비 중앙에서 제어ㆍ관리
신규 서비스 개발시간 획기적 단축
NECㆍ구글 등 자사망에 시범 적용


지난 10여년간 네트워크 기술은 음성, 데이터, 방송 등 모든 사용자 서비스를 인터넷망에서 통합 지원할 수 있는 대용량 고품질 스위칭 및 전달 하드웨어 기술 위주로 발달해 왔습니다. 이러한 네트워크 기술 발달에 힘입어 21세기 정보화 사회가 성공적으로 실현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기기 고성능화에 따른 멀티미디어 데이터 폭증 및 트래픽 동적 변이 심화와 서버 가상화 기술 발달, 클라우드 컴퓨팅 확산, 폭증하는 콘텐츠 수용을 위한 대규모 데이터 센터 등장, IT 기반 다양한 비즈니스 요구 증가 등을 가져 왔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대규모 정보의 고품질 전달을 넘어 트래픽의 동적 변화와 새로운 비즈니스 수요 등에 손쉽게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스마트 인프라로서 혁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프라에 요구되는 이러한 구조적 유연성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로 최근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기술이 바로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라 일컬어지는 SDN(Software Defined Network)입니다.

◇네트워크를 SW적으로 제어=SDN은 마치 컴퓨터 프로그램을 짜듯이 망의 동작을 SW적으로 프로그램화해 중앙에서 제어하는 개념을 의미합니다. 즉, 하드웨어 기반의 데이터 전달기능과 SW제어기능이 밀접하게 결합돼 있는 기존의 스위치/라우터에서 제어 기능을 분리해 중앙 집중화시키고, 개방형 API(오픈플로우, OpenFlow)를 통해 네트워크의 트래픽 전달 동작을 SW기반 컨트롤러에서 제어ㆍ관리하는 것을 뜻합니다.

SDN망은 L2/L3 스위칭 박스로 구성되는 `데이터 전달 계층(Data Plane)'과 전체 망 상태에 대한 글로벌 뷰를 갖고 망의 동작을 제어할 수 있는 `네트워크 OS(컨트롤러)', `컨트롤러 상위에 올라가는 응용' 등의 3계층 구조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처럼 스위칭 HW와 제어 SW를 분리하고 개방함으로써 네트워크 소유 운영자 및 사용자는 네트워크의 세부 구성정보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요구사항에 따라 통신망을 SW 기반으로 손쉽게 제어, 관리할 수 있습니다. 또 비즈니스 요구에 따른 인프라 정책, 트래픽 전달 경로 등 다양한 계층의 네트워킹 서비스를 손쉽게 개발ㆍ지원함으로써 서비스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

◇SDN 기술 태생은=SDN 기술은 지난 2007년 미국의 스탠포드대학이 주축이 된 오픈플로우(OpenFlow) 기술 연구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당초 오픈플로우는 연구자들이 L2/L3 기반 시험망을 손쉽게 구성해 혁신적 인프라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개방형 네트워크 가상화 환경으로, 지난 6년간 연구망을 위한 다양한 오픈플로우 스위치 및 컨트롤러들이 개발ㆍ활용돼 왔습니다. 지난해에는 오픈 네트워킹 파운데이션(ONF, Open Networking Foundation)이 설립된 이후 산업화로 급속히 전환되는 계기를 맞았습니다.

◇산업체 중심으로 SDN 장비개발=현재 오픈플로우 기반의 개방형 연구망에 대한 다년간의 경험을 쌓은 장비 업체 및 SDN 개념에 기반한 신생 벤처들이 지난해부터 SDN 장비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로 HP, NEC, 니시라(Nicira), Big Switch Networks 등에서 오픈플로우 스위치 및 컨트롤러 초기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NEC, 구글 등 몇몇 회사들은 SDN을 자사망을 비롯 여러 사이트에 시범적으로 적용해 그 효과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NEC는 SDN 기술을 제네시스 호스팅 솔루션즈를 비롯한 10여개 사이트에 도입해 효과를 시험ㆍ검증하고 있으며, 구글은 DC간 연결을 위해 오픈플로우 기반의 `G-스케일 네트워크(G-Scale Network)'를 지난 2010년부터 단계별로 확대하는 등 서비스 제공자들이 적극적으로 표준화 및 상용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SDN 개념을 적용함으로써 ICT 자원 효율성을 2~3배 개선할 수 있으며 새로운 서비스ㆍ사용자 요구의 개발 및 지원 기간의 획기적 단축, 트래픽 패턴 및 응용 수요에 따른 가상 머신 재배치에 따른 자원 활용의 효율성 개선 등의 고무적인 결과를 얻고 있습니다.

◇SDN 표준화 추진상황은=SDN에 대한 표준화는 오픈네트워킹파운데이션(ONF)에서 주도해 시장 지향적인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IPv4 위주의 오픈플로우 규격 1.0에 이어, 다중 테이블과 IPv6를 지원하는 1.2 등이 표준화되고 있습니다. 또 다양한 응용 지원을 위한 노스바운드(Northbound) API의 표준화에 대한 초기 논의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경쟁력이 취약한 개별 네트워크 장비 산업에서 탈피해 관련 IT 인프라 산업 생태계 전체를 아우르는 네트워킹 서비스 산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써 개방형 네트워킹 기술개발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 및 산업화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좁게는 콘텐CM 전송 네트워크(CDN), 융합 모바일 액세스 등 인프라 고도화 기술 확보 뿐만 아니라 넓게는 의료, 금융, 국방, 캠퍼스 및 데이터 센터 네트워킹 등 다양한 엔터프라이즈 네트워킹 솔루션 개발 및 네트워킹 엔지니어링 기술의 국내외 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자료=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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