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미국 IBM이 새로운 세기를 개척할 기술개발과 사업전략 수립에 주력하고 있다.
IBM은 2005년 중국 레노버에 PC 사업을 매각하고 기업용 소프트웨어(SW), 전산시스템 구축, 컨설팅 등 IT서비스를 위주로 기업용 시장에 집중하고 있지만 미국 특허 1위 보유기업답게 잠재력만큼은 애플·구글을 능가한다고 평가받고 있다.
투자의 귀재이자 IBM의 주요주주인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도 최근 "애플이나 구글 주식을 사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하지만 IBM 같은 회사는 투자 관점에서 더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초 사람을 이기고 퀴즈쇼 우승을 차지한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왓슨'으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IBM이 가진 비장의 무기는 뭘까.
◆ '시리' 넘는 음성인식 기술 개발…RIM 인수설도 나와
블룸버그는 최근 IBM이 애플의 음성인식 기술인 '시리'를 압도할 음성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이를 스마트폰에서 구현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이 기술을 사용하면 농부가 휴대폰 '언제 내 옥수수를 심지?'라고 물으면 수초 안에 지역 정보와 트렌드, 과학적 연구자료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IBM은 애플과 달리 기업용 고객에게 음성인식 기술을 제공할 계획이다. 단순 검색을 넘어 지식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엔진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달에는 IBM이 블랙베리 제조사인 RIM의 기업용 서비스 부문을 인수하기 위해 비공식 접촉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RIM의 주식은 당시 6% 이상 주식이 폭등하기도 했다.
15억~25억달러의 가치를 가진 이 사업을 IBM이 인수할 경우 대기업에 보다 빠르고 안전한 이메일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윌리엄 블레어 앤드 코의 애널리스트인 애닐 도라들라는 "IBM이 RIM의 기업용 서비스 부문을 인수하는 것은 합리적인 사업확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도 차세대 반도체 위해 긴밀히 협력
IBM은 과거 반도체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했으며, 축적된 기술력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1·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에게도 IBM은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사업파트너다.
IBM과 삼성전자는 작년 1월 새로운 반도체 소재와 생산공정 개발을 위한 기초연구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뉴욕주에 위치한 올버니 나노텍 연구단지에서 진행되는 연구 프로그램은 성능, 전력소비, 크기 측면에서 최적화된 고집적 실리콘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IBM측은 삼성전자와의 공동연구가 새로운 전자제품과 컴퓨팅 기술을 주도하기 위한 상생 이노베이션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올 6월 IBM과 차세대 메모리인 PC램(상변화 메모리) 공동개발과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PC램 공정의 핵심인 상변화 물질 등의 기술에 관란 IBM의 연구성과와 SK하이닉스의 미세공정 기술력과 제품양산 능력을 결합한다는 전략이다.
PC램은 현재 모바일기기에서 많이 사용되는 낸드플래시보다 읽기 및 쓰기 속도가 100배 이상 빠르고 내구성은 1000배 이상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하이닉스 연구소장 홍성주 전무는 "이번 공동개발 및 라이선스 계약으로 양사는 재료, 공정, 설계 등의 분야에서 각 사의 기술적 장점과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PC램의 본격적인 상용화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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