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8일

공공·금융권 국산SW 도입 바람분다


외산 제품 위주의 국내 소프트웨어(SW)시장에서 최근 국산 제품 도입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고가의 라이선스 비용을 내며 그동안 외산 제품을 써왔지만 최근 국산 제품의 성능이 외산 제품 못지 않게 향상되고 비용절감 효과에서도 좋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2000억원대의 라이선스 비용을 두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신경전을 벌여온 국방부가 SW문제와 관련한 회의를 수 차례 갖는 등 국산SW도입에 긍정적인 의사를 내비치고 있어 공공분야 SW국산화 바람이 일 것으로 기대된다.

국방부는 지난 5월 말 MS가 2100억원의 라이선스 비용을 요구하면서 SW 불법 사용 및 외산 SW 라이선스 비용을 둘러싼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MS는 국방부측에 총 2100억원 규모의 불법SW사용과 관련된 현황 파악 내용 및 협조공문을 전달했으며, 이 금액에는 클라이언트 접속 라이선스(CAL)비용과 MS오피스 등 불법 SW 사용, 백신 불법 사용, 암호인증체계 라이선스비 미지불 등이 포함됐다.

국방부는 현재 MS와 관련해 협의를 계속 진행중이며, 내년 SW예산 책정과 관련해 SW업계 관계자들과 회의를 수차례 진행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외산 SW제품을 도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은 아니지만, 국내 중소SW기업 활성화와 굿소프트웨어(GS)인증을 받은 업체들의 제품을 사용하자는 의견이 높다"고 말해 국산 SW 도입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함을 피력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방부는 현재 MS의 오피스 제품군을 한글과컴퓨터 제품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외산 대비 비슷한 성능을 갖고 있는 국산 제품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국방부뿐 아니라 최근 들어 국산 SW 제품들이 성능 향상 및 외산 대비 저렴한 가격 경쟁력 등을 강점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보수적이라 여겨져 온 공공, 금융권에서 국산SW 도입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MS를 비롯해 오라클, IBM 등 외국계 SW업체들이 국내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고가의 라이선스 비용과 유지보수 비용이다. 특히 유지보수의 경우 국산 SW제품들이 10% 미만인데 반해 평균 20% 초반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거둬들이는 수익이 큰 편이다.

최근 방한한 마크 허드 오라클 사장도 전세계 기업들의 IT예산 중 80% 가량이 유지보수 비용으로 나가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현재 주요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에서 올리는 수익은 수천억원 단위로 상당수 공공분야와 대기업들이 이들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외국계 업체들은 SW사용에 대한 글로벌 기준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시켰을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공공, 대기업들은 한정된 IT예산에서 고가의 외산 제품들이 점차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팽배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산 SW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그동안 망설이던 공공, 금융권 IT담당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특히 오라클이 득세하던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분야에서도 알티베이스, 티베로, 큐브리드 등 국내 업체들의 승전보가 이어지고 있다.

모 금융사 CIO는 "과거에는 무조건 SW는 외산 제품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국내 업체들의 제안서가 많이 들어오고 있고, 성능도 외산 못지 않게 좋아졌다고 평가한다"며 "금융위기 속에 IT투자가 많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국산 제품은 성능대비 가격경쟁력이 좋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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