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29일

구글도 하드웨어 진출… IT시장 ‘지각변동’

"운영체제 3강 쟁탈전 후끈
공유기·안경형 스마트기기
개발서 제조까지 직접 맡아"


[세계일보]모바일기기 운영체제(OS)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애플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도 태블릿PC 등을 내놓으며 하드웨어(HW) 시장에 직접 뛰어들었다. 소프트웨어(SW) 시장의 영향력이 막강한 이들 기업이 HW 시장까지 진입하면서 세계 정보기술(IT)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운영체제 3강 하드웨어 시장 진출

구글은 2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웨스트 컨벤션센터에서 사흘 일정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인 '구글 I/O 2012'를 열고 새 모바일 OS와 7인치 태블릿PC, 가정용 음악·영상 공유기기인 '넥서스Q', 안경형 스마트 기기인 '구글 글래스' 등을 공개했다. 특히 넥서스Q와 구글 글래스는 개발과 제조까지 구글에서 맡은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구글은 넥서스Q에 대해 "구글에 의해 고안되고 설계되고 제조된 최초의 소비자 가전"이라고 소개했다. 넥서스Q는 안드로이드 OS로 구동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저장된 영화·음악 등의 콘텐츠를 TV, 스피커에 연결해 거실 등에서 즐길 수 있는 일종의 공유기다.

앞서 MS도 최근 자체 태블릿PC인 '서피스'를 선보이며 하드웨어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들의 행보가 주목되는 것은 SW와 HW를 결합한 전략을 가장 먼저 들고 나온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바꾸며 시가총액 규모 세계 1위의 IT 업체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MS는 모바일 OS 시장에서는 고전하고 있지만 PC 시장에서는 OS 점유율이 90%에 육박하는 절대 강자다. 또 모바일 시장에 구글의 OS 점유율은 56%에 달한다. 애플은 22.9%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과거에는 OS 업체들이 HW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시장을 넓혔지만 HW와 SW를 결합한 전략을 들고 나올 경우 장기적으로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HW 중심 업체들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IT시장변화 운영체제가 주도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IT 시장은 SW가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지만 이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OS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애플은 OS 경쟁력을 기반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열었고, 태블릿PC로 시장을 확대했다.

MS가 태블릿PC를 직접 생산한다고 해서 당장 제조업체들과의 관계에 큰 변화가 일지는 않겠지만, PC OS를 장악한 MS가 태블릿PC 제조에 나섰다는 것만으로도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구글이 이날 행사에서 새롭게 선보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4.1(코드명 젤리빈)도 모바일 시장에 또 하나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애플의 '시리'처럼 대화형 음성인식 기능을 젤리빈에 탑재했다. 음성인식은 개인의 검색 기록을 데이터베이스화하기 때문에 애플, 구글 등의 정보 수집 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며 이와 연계된 새로운 서비스들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구글이 선보인 구글 글래스는 들고다니는 스마트 기기에서 쓰고다니는 스마트 기기로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유통 등 다양한 문제가 있기 때문에 SW 기업들이 HW 시장에서 쉽게 영향력을 넓힐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SW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면서 SW가 취약한 한국 기업들에게는 위협적인 요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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